나팔꽃 사랑(3) / 청송 권규학
내 고향 초가(草家)에는
철마다 서로 다른 꽃이 핀다
담장을 따라 해바라기 꽃이 피고
울타리엔 줄줄이 나팔꽃 넝쿨
측백나무 축대를 쌓은 마당 앞
작은 화단에도 예쁜 꽃이 곱게 핀다
족두리꽃, 분꽃, 봉숭아, 백일홍, 과꽃
꽃 무리 사이로 이름 모를 들꽃
장독대 옆 돌담 사이엔
낮게 뿌리를 내린 채송화가 가지런하고
집 앞 우물가에는
개망초와 나리꽃, 홍초가 빼곡하다
그중에서 유난히도
두 눈에 다가서는 나팔꽃 넝쿨
아침나절, 한 송이 꽃을 피웠다가
저녁이면 그 고운 꽃잎을 떨구고 마는
가련한 듯 연약한 기상나팔
나팔꽃, 연분홍 사랑 꽃이여!
아침 산책길에 만난 나팔꽃 두 송이
줄줄이 수백 송이 고향 꽃으로 핀다.(17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