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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 청송 권규학

 

 

사랑이 미움보다 더 싫어지는

지지리도 짜증 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런 잘못을 찾을 수 없는데도

마냥 따지고 싶고

막무가내 투정을 부리고 싶은…

 

오늘처럼 뙤약볕 내리쬐는 날엔

바닷가 모래밭에 나가

모래알 한 줌 움켜쥐고

있는 성질 없는 성질을 부리며

이유 없는 반항심을 쏟아내고도 싶습니다

 

한참을 우악스럽게 성깔을 부리다가

뙤약볕에 미안함이라도 느껴질 양이면

끓는 물에 맥없이 풀어진 국수가락처럼

그저 흐물흐물 흐르다 흐르다이

시퍼렇게 멍든 바다에 뛰어들고도 싶습니다

 

생각 없이 가슴을 열어젖힌 바다

넓디넓은 너의 가슴을 빌어

답답한 속내, 하소연도 해봅니다

어찌, 너그러운 너를 닮지 못하고

이리도 좁아터진 채 채근대는지를.(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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