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은 데자뷔였나 / 청송 권규학
한 인간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문득 그의 곁을 떠나보라
곁에 있을 때 몰랐던 감정들
떨어진 순간 알 수 있을 테니
사랑이란 게 뭐 그리 특별할까?
믿으니까 믿는 것이요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것처럼
그저 서로 간 마음 안의 신뢰인 것을
우리가 신뢰라고 믿는 것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
돌아보면 모든 게 거짓일 수도 있다
그것은 믿음이 주는 숙명이요
사랑이 주는 처절한 아픔이요
진실을 진실로 믿는다기보다는
그저 매 순간을 진심으로 사는 것일 뿐
어쩌면 삶은 삶이 아닐지도
사랑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어느 한순간의 데자뷔일지도….(17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