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5 / 청송 권규학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노할 필요가 없습니다
맺고 싶다고 해서 맺어지고
끊고 싶다고 해서 끊어지는 게 아니기에
담쟁이가 담벼락을 기어오르듯이
덩굴식물이 나무를 타고 오르듯이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
어쩌면 함께 또 따로 하는 그런 것입니다
좋은 인연을 악연으로 만드는 것
그것은 우리 사는 삶 중에서 최악입니다
사랑으로 만나 미움으로 끝내는 것보다는
미움으로 만났어도 사랑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살다 보면 그럴 때도 있습니다
꼭 만나보고 싶은 인연이 있듯이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무리 미운 일이 있을지라도
슬픈 인연은 되지 않기를.(1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