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산에서 / 청송 권규학
6월, 뜨겁다
초여름이건만, 더워도 너무 덥다
행여, 그대는 아는가
6월이 이토록 뜨거운 이유를…
계절을 갈아입은 산
여름산은 신록과 녹음 사이에 놓여있다
숲이 그려내는 연초록빛 신록의 호사(好事)
지금이 아니고서 어찌 누릴 수 있으랴
잎보다 먼저 연분홍 물감을 입히는 봄
수채화 물빛처럼 짙은 초록을 머금은 여름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가을을 지나
잿빛 처연한 겨울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고
꿈틀꿈틀, 사시사철 살아 움직이는 산
독자가 느끼기엔 그냥 산이요, 자연이지만
작가가 쓸 때는 그 산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품어온 역사는 어떠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작품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라도 허투루 볼 수가 없는…
세상에 사람보다 높은 산은 없다 하면서도
사람보다 낮은 산이란 없는 게 또한 세상이거늘
다가가기도 힘이 들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그래도 올라야 할 산이라면 기꺼이 다가서야 하는…
이 뜨거운 여름에는 갑갑한 일상을 벗어던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음악을, 자연을 접하자
그리고 서로 사랑하자
사랑하기에 믿고, 믿기에 사랑하는
빛과 그림자로 빚어낸 예술혼, 그 여름산에서.(1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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