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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그리움이라 불러도 좋을

 

 

그리움이라 불러도 좋을 / 청송 권규학

 

 

돌아보지 마라

뒤돌아 보질 말아라

돌아보는 순간, 돌이 될지니

 

다가오지 마라

가까이 다가서질 말아라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테니

 

그렇게 경고하고 또 위협해도

설령 돌아봐서 돌이 된다고 할지라도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음을 맞을지라도

모진 그리움에 당장 달려가고 마는

 

꼬리에 달린 방울을 잡으려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맴을 도는 고양이처럼

마음껏 세상을 활보하지 못하고

하나를 위해 전부를 던지려는

 

작은 유혹에도 비틀대는 사람아

어찌 그리도 좁은 가슴이더냐

 

바람만 불어와도 온몸을 일렁이고

햇살 한 점 깨물어도 온 가슴을 열고 마는

죽어도, 또 죽어도 다시 찾을 이름아

초여름, 대찬 햇살에 화들짝- 쓰러지고 마는.(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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