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 청송 권규학
밤새 두 눈 치켜뜨고
밤을 밝힌
저기 저 외로운 가로등
수은등 불빛 아래
은빛 안개가 깔릴 때쯤
어둠을 밟고 오는 누군가
지친 어깨를 떨어뜨린 채
쏟아지는 여명을 내려다본다
는개비*인가
안개비*인가
먼지잼*인가
가루비*인가
백설기로 흩날리는 포말들 사이
먼 빛으로 쏟아내는 여린 광선들
그래, 이제야 아침이다
새벽은
새벽의 끝을 밟고서야
기어코 참았던 호흡을 뱉어내는.(240512)
* 는개비 : 안개보다는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일명 '연우'라고도 함.
* 안개비 : 빗줄기가 너무 가늘어 안개처럼 부옇게 보이는 비
* 먼지잼 :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 가루비 :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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