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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시작과 끝

 

 

시작과 끝 / 청송 권규학

 

 

세상에 태어나는 것

그것이 생명을 부여받음이라면

명을 얻었다는 것

그것은 곧 삶을 유지하고자 함이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유한(有限)하다

한 번 받은 생(生)은

언젠가는 다시 반납해야 하는 것

태어난다는 건 어쩌면

죽음으로 가는 출발점인지도 모른다

 

시작은 끝을 향해 가고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것

시작과 끝이 삶과 죽음을 잇는

점과 점의 연결이라면

점과 점을 잇는 건 직선(直線)이다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직선(直線)의 연장선을 의미하는 것

때론 곡선(曲線)이나 비탈길을 걷기도 하지만

직선(直線)에겐

점과 점을 이으려는 작업에 치중하는 것일 뿐

샛길과 한눈과 딴짓이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산다는 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짧은 직선(直線)의 삶을 살고자

지지고 볶으며 아웅다웅할 필요가 있을까

인생은 한 방이 아닌 한 번뿐인 것을.(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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