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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독감(毒感)

 

 

독감(毒感) / 청송 권규학

 

 

바다가 잔잔해지려면

작은 파도가 있어야 하는 법

늘 잔잔하고 평화로운 건 바다가 아니다

때론 거친 파도가 일고

태풍해일과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는 것이다

 

찌질찌질 콧물이 난다

오글오글 목구멍이 끓어오르고

열이 나고 어질어질 어지럼증이 온다

심심찮게 찾아드는 몸살감기

나이 든 나에게만 오는 것일까

 

인생은 독감과 같은 것이다

늘 잔잔했던 바다에서도

바람과 태풍과 폭풍이 일듯이

험난한 세상과 인생에도

기쁨과 궂은일이 공존하는 것이다

 

왜 이리도 아플까, 인생이란 게

늘 건강한 듯한 일상을 살다가도

어느 순간 코가 막히고

콧물과 가래와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 것

지금의 내 삶이다, 독감(毒感)이 온 듯한

 

세상이란 거친 바다의 해일을 잠재우고

박복한 삶에 한 떨기 들꽃으로 피어나

내 인생의 심한 독감(毒感)을 치료해 줄

그런 사람 그런 명의(名醫) 그런 행운(幸運)

어디 없을까, 그런 축복(祝福) 하나.(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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