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름다운 핑곗거리이고 싶은 / 청송 권규학
내가 일을 하는 건
굳이 돈(Money) 때문이 아니다
무료함을 달래고
삶의 보람을 찾고자 함이다
내가 음식을 먹는 건
굳이 살고자 함이 아니다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식도락(食道樂)을 즐기기 위함이다
내가 이곳에 온 건
네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오늘의 일정에 따라
겸사겸사 찾은 것일 뿐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를 댄다
그때그때 시시 때때
상황을 달리하는 핑계들
모든 게 자기 정당화를 위한 것일 뿐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이
이유 없는 행위는 또 어디 있을까
세상살이도 인생살이도
그저 이유를 찾기 위한 핑계일지도
관심이 있어서 찾았는데도
보고 싶어서 찾아왔음에도
차 한 잔이란 이유를 들먹이기보다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핑곗거리이고 싶은.(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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