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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복(伏) 땜

 

 

복(伏) 땜 / 청송 권규학

 

 

초복(初伏)엔

닭 한 마리로 때웠고

중복(中伏) 땐

홍어 전복 병어로 넘겼다

 

무더위의 절정인 삼복(三伏)

가장 큰 형인 말복(末伏) 날

오늘은 무엇으로 복땜을 할까

입소문을 따라

검색으로 찾아

맛집 가이드를 섭렵한다

 

장어 민어 추어에

녹즙 양파즙 홍삼진액

오리탕 염소탕 다슬기탕까지

산과 들 강과 바다

우주만물 육해공이 식탁을 기웃기웃

듣는 것은 많아지고

보는 눈은 높아지고

미각 촉각은 고급화되어 가는

 

세상살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철 따라 느낌 따라 좇아가는 인심

불행(不幸)일까

불운(不運)일까

배부른 이의 사치(奢侈)는 아닐는지.(2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