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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인연(因緣)의 강(江)

 

 

인연(因緣)의 강(江) / 청송 권규학

 

 

속절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정처 없이 제 갈길을 가는

뭘까, 시간의 흐름이란 건

어쩌면, 과거를 잊기 위한 과정일지도

 

한때는 정열적인 삶을 살았다

그대의 숨결 앞에 나부끼는

작은 잎새라도 될 수 있다면

이 한 몸 태워 꽃이 되겠노라고

 

여자가 사내를 알아버리면

신의 말도 믿으려 하질 않는가

모든 게 과거 속에 묻힌 나날들

인연의 강을 건넌 시간의 더께인 것을

 

추한 모습일랑 보이지 말 일이다

이미 자신을 죽인 지 오래이거늘

굳이 생채기를 던질 이유도 없다

내 운명의 가장 슬픈 별인 너이기에.(2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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