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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진눈깨비

 

 

진눈깨비 / 청송 권규학

 

눈이 아니었다

비도 아니었다

눈도 비도 아니라면 뭘까

눈이면 눈, 비면 비였으면 좋을 텐데

눈도 비도 아닌, 눈비가 섞어 친다

엉망이다, 날씨도 세상도

 

비가 왔다가 눈이 왔다가

얼었다가 녹고 다시 얼고

밤새 눈으로 흩날리다가

새벽녘, 비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이 넘(?)의 날씨란 게

 

육십 평생, 고희(古稀)가 코앞인데도

삶이란 게 삶 같질 않다

아니, 삶은 역시 삶이었다

한 생애의 끝이 보이는데도

알쏭달쏭 제대로 알 수가 없는 삶

진눈깨비…, 내 인생의 복사판인가.(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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