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는 추억이 더 / 청송 권규학
멀리 있는 네가 아닌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려는 건
대상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순간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것
왠지 섬뜩하다
뭔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게
마음이 연결될 땐
곁에 없어도 괜찮지만
마음이 불편할 때면
자꾸만 보고파지고
몹시도 그리워진다
네가 곁에 없으니 더
미래가 불행한 추억은
기억하지 않을수록 좋은 것
냉철한 머리보다는
뜨거운 가슴이 필요한 지금
상상으로라도 떠올리지 말자
네가 없는 내일은 생각하기도 싫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