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식탁 / 청송 권규학
남자란 동물은
겉으론 멋있는 척 너스레를 떨어도
틈만 나면 걸신 걸신
허기진 수고양이 마냥 기회만 노리고
여자란 동물은
보기엔 요조숙녀처럼 정아(靜雅) 해도
촛불이 꺼지면
발정이 난 암캐처럼 발광하는
그러다가도
온기 빠진 냄비 속 음식처럼
어느 순간
얼음으로 싸늘히 식어버리는
차갑게 식는 건
먹는 음식뿐만이 아니라오
남자가 식으면
오뉴월 축 늘어진 엿가락이요
여자도 식으면
떫은 감과 다를 바 없는
인간도 어느 것 하나 다를 바 없다는.(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