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華樣年花) / 청송 권규학
봄이 왔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산에도 들에도
강과 바다에도
앞다투어 피어나는 생명의 용틀임
세상은 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생명이 없는 물질의 쉼터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놀이터다
세상에 인간만이 존엄한 건 아니듯이
인간들만의 전유물은 더욱 아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하찮은 벌레든
하물며 생명이 없는 돌과 흙덩이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라고 할지라도
신에게 받은 생명은 누구나 동일하거늘
어찌 인간만이 세상을 소유하려 할까
이제 날개를 펼치는 봄
앞다투어 피어나는 새싹
높이와 부피 키우기에 바쁜 나무
자손번창을 꿈꾸는 꽃들
화양연화(華樣年花)*, 너와 함께 꿈꾸고 싶은.(220326)
* 화양연화(華樣年花)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