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이름 / 청송 권규학
붓은 붓 대로 칼은 칼 대로
각각의 쓰임이 따로 있듯이
세상의 모든 건 나름의 쓰임새가 있습니다
누구나 잘나고 똑똑해지고 싶겠지만
외모보다는 머릿속에 든 지혜가
머리에 든 것보다는 가슴에 품은 뜻이 더 소중합니다
사람의 성품은 행색에서 나타나고
행색을 위장했더라도 행동거지에서 드러나며
행동거지를 훈련하더라도 눈빛으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힘들고 복잡한 요즘 같은 세상살이
아파도 안 아픈 척 슬퍼도 안 슬픈 척
거짓된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을 가장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마음 안 욕심들 텅 비워 내고
아프면 아프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마음 편한 친구 하나 있으면 만족입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아플 땐 아파하고, 슬플 땐 울어도 되는 것입니다
욕심도 이득도 승패의 집착도
모든 걸 내려놓고서야 비로소 친구라고 할 수 있을.(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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