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청송 권규학
지지리도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스치는 바람에 가을이 묻어왔습니다
이 가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해맑은 가을 하늘에
초추(初秋)의 장맛비에 젖은 몸뚱이
삶에 찌든 내 마음을 말릴 수 있게 하소서!
불어 터진 탁한 공기를 환기시키듯
익어가는 가을 들판 가득
마음 안 잡념들을 떨쳐 내게 하소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날마다 좋은 일이 있을 순 없겠지만
나날이 환한 웃음 지며 보낼 수 있게 하소서!
모든 잎들이 꽃으로 피는 계절
쏟아지는 가을 햇살 사이
내 마음, 한송이 코스모스로 피게 하소서.(18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