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진 인생 / 청송 권규학
해오름이든
해거름이든
동해에서건
서해에서건
하늘에 금빛 물감을 들이는 건
노을이다
그저 자연현상의 일부일 뿐인…,
아침나절 한 때
동쪽 산마루에서 본 듯한데
어느새 서녘 하늘에
금빛 물을 들이고
뉘엿뉘엿
서산마루를 넘어가는 너
노을은 그냥 노을이었으면…,
해야 해야
서산마루를 넘는 붉은 해야
동쪽 바다에서 떠올라
서쪽 바다로 사라지듯이
동해에 금빛 물을 들이고
서해도 금빛 물을 들였으면
세월일랑 그냥 두고 너만 가려마.(17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