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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꽃

    
    가을꽃 / 청송 권규학
    
    
    엄동설한(嚴冬雪寒)에 피는 꽃 아닌 꽃
    너를 일러 겨울꽃이라 한다면
    춘삼월에 피는 봄꽃은
    열아홉 소녀의 초경으로 핀 순정이요
    여름에 피는 여름꽃은
    화사한 처녀의 생기를 머금은 정열입니다
    
    이 계절, 가을에 피는 꽃은
    보랏빛 은은한 색동저고리 차려입고
    산에 들에 산비탈 길섶에 앉아
    오가는 사내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삶의 질곡을 견딘 중년의 여인입니다
    
    
    
    한 송이만으로도 아름다운 봄꽃과는 달리
    온산 들녘 가득 무리 지어 피어나
    어스름 달빛 아래
    한 무리 아름다운 강강술래로 어울리는
    가을꽃 너는, 하늘이 내려보낸 천사
    가을밤을 수놓는 무희(舞姬)의 춤사위입니다
    
    어디로 갔나요, 벌 나비를 부르는 봄꽃은…,
    그들의 방문이 뜸해진 이 가을
    외로운 이들의 가슴 가슴마다
    따가운 가을 햇살 한 움큼씩 떠 얹어
    서정주의 국화꽃 생가(生家)를 찾고 싶습니다.(171111)
    
    

 

 

가을꽃 / 청송 권규학

 

 

엄동설한(嚴冬雪寒)에 피는 꽃 아닌 꽃

너를 일러 겨울꽃이라 한다면

춘삼월에 피는 봄꽃은

열아홉 소녀의 초경으로 핀 순정이요

여름에 피는 여름꽃은

화사한 처녀의 생기를 머금은 정열입니다

 

이 계절, 가을에 피는 꽃은

보랏빛 은은한 색동저고리 차려입고

산에 들에 산비탈 길섶에 앉아

오가는 사내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삶의 질곡을 견딘 중년의 여인입니다

 

한 송이만으로도 아름다운 봄꽃과는 달리

온산 들녘 가득 무리 지어 피어나

어스름 달빛 아래

한 무리 아름다운 강강술래로 어울리는

가을꽃 너는, 하늘이 내려보낸 천사

가을밤을 수놓는 무희(舞姬)의 춤사위입니다

 

어디로 갔나요, 벌 나비를 부르는 봄꽃은,

그들의 방문이 뜸해진 이 가을

외로운 이들의 가슴 가슴마다

따가운 가을 햇살 한 움큼씩 떠 얹어

서정주의 국화꽃 생가(生家)를 찾고 싶습니다.(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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