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바람 햇볕처럼(2) / 청송 권규학
아무런 말 없이
싹을 내어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나무
저기 저 풀꽃과 나무가
어찌 홀로
저리도 크게 성장할 수가 있었더냐
물과 바람과 햇볕이
먹을 것을 주고
입을 것을 주고
시시 때때 번갈아가며 다독이며
저토록 키를 키운 것이 아니었더냐
대한민국의 고위직 인사들
관료든, 군인이든, 재벌이든
어찌 혼자서 그리 출세할 수 있었으리
이웃한 너와 나, 우리의 사랑이 있었기에
더불어 훌륭하게 성장하지 않았더냐
물 바람 햇볕을 보라
어디, 제 덕이라고 으스대더냐
네 탓이라고 전가(轉嫁)라도 하더냐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려니
시세(時勢)를 업고 양심불량일랑 말아라
모든 건 내 탓이요, 네 덕인 것을.(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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