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 · 서 평

미치 앨봄(공경희역, 세종서적)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미치 앨봄(공경희역, 세종서적)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이 책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삶과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는 책으로써
    루게릭 병에 걸리기 전까지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평생학생들을 가르친 노교수 모리 슈워츠가
    죽음을 앞두고 20년만에 만난 제자와의 만남에서 들려준 가슴 벅찬 이야기로써
    진정한 인간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다시 말해서 루게릭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리 선생님과의 마지막 시간들을 거의 20년 만에 찾아온 
    제자 미치가 정리한 248쪽 분량의 글이다. 
    책을 읽어 가는 동안 내내 화요일 모리 선생님의 병상 앞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 
    미치가 아닌 내 자신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그들이 대화하고 있는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주제들. 세상, 자기 연민, 후회, 죽음, 가족, 감정 등등...... 
    미치가 선생님께 하고 있는 질문들은 그동안 내가 던지고 싶어 하던 질문들이었다. 
    미치의 질문에 모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내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의 말들은 너무나 긍정적이고 진솔했다. 
    조금의 가식도 엿보이지 않았다. 
    그 분은 자신이 삶을 살면서 얻었던 것들..., 느꼈던 것들. 
    그에게 주어졌던 모든 것들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 해주고 계셨다. 
    죽음이 당신의 발목을 옭아 죄고 있다고 해서 남아 있는 삶을 비참한 것으로 만들지 않으셨다. 
    죽음도 결국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하시고, 편안하게 받아들이셨다. 
    그 분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실 줄 아는 분이셨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줄 아는 분이셨다. 
    특히 그분이 이야기하신 완벽한 하루는 내 생활을 반성하게 해 주었다. 
    내가 지금 지루해하고, 단조롭다고 소홀히 여기는 하루는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이 바라고 있는 완벽한 하루가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큰 축복을 받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사람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맑은 날의 가벼운 아침 산책.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저녁 식사.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기쁨들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던 것이다.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던 것. 
    내가 지금까지 추구해 오던 것들이 정말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었을까? 
    옛날에 내가 추구하던 것들은 눈에 확연히 들어날 수 있는 물질적 가치들이었다. 
    좋은 학교 졸업장과 안정된 직업. 다른 사람들로부터 성공했다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요소들. 
    순간 그런 목표들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졌다. 
    정말 그것들이 내가 사랑하고 있었던 것일까. 
    모리 교수님은 자신의 제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반은 자고 있는 것 같다구.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 때문이지. 
    자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그랬다. 
    선생님의 말이 맞았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의미 없는 생활을 쫓아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 다니기만 했던 것이다. 
    깨닫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 
    내가 그들을 위해서 한 행동이 무엇이었더라. 
    아무 것도 없었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알게 모르게 나를 따뜻이 감싸주는 그들에게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한다며 불평만 해대고 있었다. 
    모리 선생님은 내게 소중한 것. 
    궁극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셨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앞에 두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내게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내게 남아 있는 시간동안 내가 어떻게 변해갈지.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아들이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나는 적어도 모리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교훈들을 실천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서 모리 선생님의 강의가 계속되고 있는 한 내가 걸어가는 길에 대한 큰 후회는 없을 것이다. 
    모리 선생님은 떠났지만 그의 가르침은 계속 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