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류시화...!
언젠가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번역하여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려놓았으며,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나 ‘그대가 옆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등등...,
우리에게 다양한 시와 번역서를 통해 이미 그 이름이 알려진 작가이자 시인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많은 작가들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이번에 이 책...,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펴냈다.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이라...!'
제목부터가 뭔가 모르지만 사색적이고 센티멘탈한 느낌이 풍기는 낭만적인 기분을 준다.
전술(前述)했듯이 류시화 씨에 대한 명성(?)은 이미 자자하게 듣고 있었고,
또 그의 작품을 많이 접해 본 나로서는 남다른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인도 기행...!
과연 요즘 세대에 정말 특이한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명상요법을 배우기 위해
인도여행을 결심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
더구나 넓은 대륙에서의 많은 장애를 극복해야하고, 또 각종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도
그렇다면 더더욱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여러 가지 장애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기행을 다녀온
이 책의 저자인 류시화 씨는 나름대로 특이한 점이 있는 사람이었나 보다.
그런 모든 장애와 위험, 그리고 갖가지 부담을 감수하고 인도여행을 갈 수 있는 결단을 내렸으니까 말이다.
이런 많은 어려움 속에서 쓴 이 책...,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고마움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는 짧은 시간..., 책을 통해 그 느낌을 전달받지만 작가는 이 한 편의 작품을 써내기 위해
남들이 알지 못하는 엄청난 노력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인도사람들의 당당한 태도였다.
어떤 사람이 자기물건이 아닌 것을 가지고 갈 때, ‘왜 남의 물건을 가지고 가냐 ?'고 물으면...,
‘이것은 당신 것이 아니다. 다만 잠시 당신에게 맡겨졌을 뿐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다고 이것이 모두 당신 것이라면 당신은 너무 이기적이다.’라고 인도사람들은 말한다.
‘당연히 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정말이지 우리의 입장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마치 무슨 철학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는 듯한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모든 것에 집착해 가는...,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마음에 다시 한번 우리 주변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또 하나는 버스 운전기사가 운전 중에 정차를 하고 친구를 만나러 간 뒤 1시간이 넘은 후에
버스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한마디로 근무태만이요,
고객을 무시하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그 운전수는 물론,
그 버스회사에는 상상치 못할 큼지막한 사건(?)이 발생하고도 남을 그런 일이리라.
하지만 인도에서는 그런 일이 별게 아닌 것처럼..., 그냥 평상시에 흔한 일처럼 가볍게 넘어간다.
정말 인도 사람들은 너무 특이한 국민들인 것 같다.
그들은 버스기사가 돌아올 때까지 아무런 불평없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기다린다는 것이다.
류시화 씨의 말을 빌리면,
그 당시에 ‘왜 버스 운전기사에게 가서 아무도 따지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인도사람들이
‘사람들은 모두 정해진 시간대로 살아갑니다.
버스 운전기사가 친구를 만나러 간 것도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운전기사에게 이미 정해진 그 시간을 일부러 망칠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인도사람들은 정말 특이할 정도로 인내심이 많은..., 여유가 많은 사람들인가 보다.
마치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수수방관(袖手傍觀)하는 중국 사람들’의 그 여유로움(?)을
그대로 본받은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러고 보면, 이 장면에서 나 스스로가 본받아야 할 점도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삶이었지만 너무 인내심이 없이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온 나 자신을 질책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을 읽은데 대한 하나의 수확이리라.
하지만 인도 사람들의 지나친 태도에는 절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에 서고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태도나 고정관념의 탈피를 통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 사람들은 인내와 여유는 있을지 몰라도 꿈이 없다’는 것이 이 책에서 받은 나의 느낌이다.
누구나가 ‘부자로 태어났으면 부자로 살고, 거지로 태어났으면 거지로 자라야한다’는..., 어찌보면
소박한 운명론적 생각일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자포자기적인 사고방식으로 비하시킬 수도 있는
그런 사안(事案)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나라마다 상이한 특성이 있고, 그에 따른 국민들의 습성 또한 틀릴진데,
인도 사람들의 그 국민성을 탓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다.
이 책을 통해 나름대로의 상식을 쌓을 수 있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