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를 읽고
마지막 잎새...!
제목부터가 마음을 끌고..., 뭔가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이 작품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거나 읽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문학청년을 꿈꾸던 고교시절 때만해도, 아니, 청춘을 즐기려던 낭만의 20대일 때까지만 해도
이 작품의 내용은 거의 대부분의 순애보에 등장했던 바로 그 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작가 오 · 헨리...!
어떻게 이렇게 멋지고 가슴아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사랑을 거절당했다 해야할까...,
아니면 깨끗한 사랑이었기에 잊어야 하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아마도 사랑을 누려본 자 만이 알 수 있는 특권이자 수수께끼일까...?
존시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내가 살아온 세월이 짧아서일까...?
그의 상처가 얼마나 컸으면 지쳐 쓰러져 폐렴까지 앓게 되었을까...?
존시...!
꼭 일어나리라고 믿는 마음 한구석으로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담쟁이 넝쿨은 가을이 되고,
겨울이 오면 모두다 떨어지는 것이 자연의 당연한 이치이거늘....,
그런 것을 두고 한 인간의 생명이 죽느냐 사느냐의 길목에 서게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그만큼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약해져 있기도 했지만,
이 글을 읽은 나 자신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기에 이해하려는 쪽에 선다.
베어먼...!
그에게선 불쌍하다는 느낌이 강렬하다.
그러나 난 그의 마음을 안다.
이해한다. 아니, 이해하고 싶다.
다른 사람이 그가 그린 그림이 잘못 그려졌다고 해도
난 그 그림을 그의 걸작품이라고 표현하며 끝없는 칭찬을 보내주고 싶다.
그 그림이 겨우 3달러 짜리라고 말했지만 예술은 돈으로 나타낼 수 없는 것이기에...,
예술은 마음의 표현이지 물건은 아니기에......!
베어먼...! 힘을 내세요. 당신의 그림이 멋있다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는 정말 참된 예술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또 그에게는 당신의 그림이 가장 최대의 걸작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가 '나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난 존시가 원망스럽다.
그저 그림의 잎을 보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잎이 붙어있다고 기뻐하는 존시가 한없이 원망스럽다.
그렇지만 다행이다.
존시는 이 마지막 잎새의 덕택으로
그의 목숨은 좀 더 이 지상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수우전만은 활짝 웃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베어먼이 왜 죽어야 했는지를 말못하고 그저 기뻐하는 존시를 바라보며
속으로 울어야만 하는 수우전이 한편으론 불쌍하다.
또한 베어먼도 불쌍하다.
아무도 모르는 죽음..., 수우전만이 느낄 수 있는 깊은 사연의 죽음.
수우전과 아저씨가 너무 고맙고 존경의 대상이 되어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도 베어먼의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
존시를 위해 잎을 그리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죽은 그의 죽음은 거룩하면서도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허무하다고만 밀어붙일 수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간의 참된 길, 진리를 찾았으며, 또 다른 하나의 인간을 창조할 수 있었고,
작지만 그의 마음과 혼이 들어있는 작은 잎을 남겼으니까 말이다.
인생은 역시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메워주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