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정치 리더십'을 읽고
동남아를 연구하는 김성주 교수 외 6명의 정치학자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이 책은
총론으로부터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등의 정치리더십에 대해
총 일곱 개의 장으로 나눠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장은 김성주 교수가 쓴 것으로 정치리더십이 제 3세계 국가들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소홀히 취급되었다고 지적한다.
또한 개별 국가의 정치적 리더십은 각각 정치·경제·사회적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며,
정치체계의 내적인 요소에도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국가 간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정치리더십과 관련하여 동남아 국가 간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태국·인도네시아·미얀마에서는 군부의 영향력이 여전히 작용하는 반면,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의
정권에서는 상대적으로 '합의에 의한 정치'가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 장은 태국에 대한 설명으로 '지도자와 추종자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영향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태국의 정치리더십 유형은 전통적(국왕의 리더십)·보수적(군부의 리더십)·진보적(민간정부
및 시민사회의 리더십) 등으로 설명하였다.
태국의 정치 리더십의 과제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 번째는 필리핀으로 권위주의나 민주주의 양자가 모두 경제발전을 위한 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을 설명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정치리더십의 역할이라고 강조하였다.
네 번째는 말레이시아로 말레이시아는 협의민주주의 이해에 있어서
정치리더십에만 의존하는 접근법의 한계가 있음을 설명한다.
정치엘리트들의 리더십보다는 엘리트들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 권력적 환경이 다중추사회의 정치안정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섯 번째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치변동과 정치리더십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1967년 이래로 인도네시아를 통치하는 수하르토의 강점은 개인적인 카리스마보다는 효과적인 정부와
경제발전을 이룩한 그의 관리능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제성장의 결과로 더 이상은 과거의 이념적·법적·물리적 수단만으로는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사회세력들이 성장했으며.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가는 전환점에 있다고 설명한다.
여섯 번째로는 싱가포르의 기존 리더십의 큰 틀을 유지하는 일당국가 구조의 연속선 상에서
구질서가 신질서에 의해 서서히 대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아웅산·우수·네윈·아웅산 수지 등, 네 사람의 리더십 유형과 특징을 분석하여
미얀마의 정치리더십과 정치변동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다.
아웅산은 민족해방을 위한 현실주의적 리더십의 소유자로,
우수는 지속적인 선거와 불교적 신앙심에 근거한 리더십으로,
네윈은 군·당·정의 일체로 요약될 수 있는 군부리더십으로,
아웅산 수지는 기존의 권위주의적 군부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민주적인 문민 리더십으로 규정하고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이 대선(大選)을 앞두고 다시 부활한다고 한다.
즉 누군가 우리나라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옛날의 우리나라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그들의 절대권력을 통해
나라를 일으켜 가는 것을 보면서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6편의 글들이 각각 나름대로의 특성들이 있지만 서로간에 연결되는 고리들이 없는 것이 조금은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