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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서 평

김기석의 '조선 수군을 만나면 도망쳐라'

    김기석의
    
    '조선 수군을 만나면 도망쳐라'을 읽고
    
    
    작가 「김기석」은 1935년 서울 출생으로 1957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과학원을 수료했다.
    이 소설은 지난 국방과학연구소 근무 시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무기체계를 연구하던 중 
    '거북선 연구'에 몰두하면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서로는 고대의 단궁(檀弓)부터 현대의 현무미사일까지의 무기발달사를 재미있게 풀어쓴 
    '단궁에서 현무까지'가 있고, '한국 무기발달사', '우리나라 조병기술 발달사', '군사과학기술의 전망', 
    '2천년 국방과학기술' 등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추앙하는 민족의 성웅이며,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적국인 일본에서도 그 인품과 식견, 전략전술 등에 있어 존경받는 인물이다.
    이순신 장군이 치른 해전은 수없이 많지만 
    여기에서는 그 중에서도 유명한 옥포해전과 한산대첩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먼저 옥포해전은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출전한 해전으로써 
    장비의 열악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병법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해전이라 할 수 있다.
    옥포 해전 당시 이순신이 이끄는 경상 우 수군은 
    판옥선 4척, 협선 2척, 그리고 수군이 모두 합쳐 300명에 불과했다.
    반면 왜 수군은 침공군 주력을 부산지역에 상륙시킨 후 부대를 개편하였다.
    그들은 가장 크고 튼튼한 배 200여 척을 골라 4개의 전투함대를 편성한 뒤 서쪽으로의 진출을 시도한 것이다.
    왜 선단이 옥포만 입구로 50여 척의 배를 이끌고 침입하자 이순신은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태산과 같이 침착하라     
    우리가 한마음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에만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각 전선마다 책임지고 한 척씩을 격파하라.     
    충분히 접근한 후 화포와 신기전과 화전으로 공격하되 결코 적선과 부딪혀 백병전을 펼쳐서는 안된다.     
    또한 육지로 적병을 쫓아 올라가도 안되며 대장의 목을 제외하고는 
    적의 목을 베느라고 헛된 시간을 보내어도 안된다.      
    오직 적선 격파에만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였다.
    이순신은 왜선들이 옥포에서 정박하고 분탕질을 하는 동안 장승포에서 옥포만으로 진입하였다.
    10여 척의 조선함대를 이끌고 양 날개를 펼치면서 독수리처럼 왜선을 향해 돌진하였다.
    이것은 정말 전광석화와 같은 기습공격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런 기습에 왜선들은 어쩔 줄 모르며 사방으로 달아났다.
    왜선 중 6척만이 겨우 포위망을 뚫고 빠져나갔고, 
    나머지 배들은 달아나지도 못한 채 조선함대의 일방적인 포사격에 불바다가 된 것이다.
    한산대첩 역시 그러했다.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위태롭지 않고, 
    적을 모르고 나만 안다면 승패는 절반이되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매번 위태롭다'는 말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손자의 이 말을 한산대첩에서 적절히 사용했다.
    이순신은 한산대첩 전 날 회의에서 '정운'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고 한다.
    '정공은 판옥선 5척을 이끌고 견내랑 입구에 있는 탐망선을 공격해 들어가시오.   
    그러다가 왜 함대의 주력이 반격을 시도하면 되돌아 나와서 한산도 쪽으로 후퇴하고, 
    결코 적과 싸우지는 말고 다만 적을 유인하시오'
    이순신의 지시에 따라 정공은 왜선들을 유인하였고, 
    왜선들이 견내량을 빠져나와 조선함대를 뒤쫓기 시작하자 원균의 함대는 왜 수군의 퇴로를 차단하였고, 
    도망가던 이순신의 함대는 서서히 좌우로 넓히더니 선수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학익진을 형성한 것이었다.
    왜함대장인 와기사키는 학익진의 중앙을 돌파하려고 봉시진으로 대응하였다.
    그러나 이를 모두 예상하였던 이순신은 새벽회의에서 '오는 해전에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철환이나 신기전을 쓰지말고 오직 장군전이나 차대전으로 적선의 옆구리를 치도록 하시오.      
    당포나 당황포에서 처럼 좁은 바다에 밀접한 적에게는 화공이 가장 효과가 있지만 
    이곳처럼 넓은 바다에서는 화공보다 전으로 적선을 쳐서 그들의 항해를 어렵게 만드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되오'하고 여러 장수들에게 전법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전법은 옳다고 입증되었다.
    조선 전선의 함포사격을 받은 왜선들은 금방 균형을 잃고 이리저리 헤메며 
    일사불란하게 유지되던 봉시진은 흩어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렇듯 옥포해전과 한산대첩 등, 2개 해전만으로도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전술전략을 간파할 수 있다.
    '조선 수군을 만나면 도망쳐라' !
    제목 자체만으로도 뭔가 속이 후련해지는 듯한 승리감을 맛볼 수 있는 바, 
    이 책에서 다시금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배우는 동시에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러워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