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썰물(5) / 청송 권규학
바람이 분다, 겨울 바다에
뽀얀 포말로 흩어지는 물결
겹겹이 파도로 밀려오면
기다렸다는 듯 가슴으로 안아주는…
바다에 나오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불어오는 바람 한 점
발밑에 구르는 몽돌 하나까지도…
겹겹이 밀려드는 물결 앞에선
내 삶은 늘 패배의 연속이었다
생각해 보면 늘 그랬다
너는 늘 진 듯하다가도
돌아서면 이긴 삶을 살고
나는 늘 이긴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패배의 쓴 잔을 마시는…
어제도 오늘도 지고 또 졌다
얘기 좀 나누자는 당신의 말에
가슴이 뜨끔해져
고개 숙인 사람으로 돌아서고 마는…
생각해 보면 다행이었다
천만다행, 아니면 불행 중 다행일까
너 없는 내 삶은 늘 고독이었지만
나 없는 너의 삶은 행복이었을 테니.(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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