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7) / 청송 권규학
좋아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하게 되는 건 더욱 아닙니다
미워한다고 해서
미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증오한다고 해서
증오하게 되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만남과 만남 가운데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또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아웅다웅 살아가는 우리네 삶
겉모습만 보고서 어찌 알 수 있으리
때론 강이었다가 바다가 되고
그 바다가 높은 산이 될 날도 있으리니
이 땅의 연리지처럼
저 하늘의 비익조처럼
강과 바다의 비목어처럼
얽히고설킨 채 어울리면 행복일 지니.(17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