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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낙엽이 사라진 곳에 머무는 것은

 

 

낙엽이 사라진 곳에 머무는 것은 / 청송 권규학

 

 

아프다 온몸이, 고통스럽다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 찢기는 듯한

이 처절한 아픔의 원인은 무엇일까

어느 날 대한민국에 몰아친 회오리바람

둔탁한 망치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태풍의 핵 속에 휘말려 들었다

 

법치국가인 이 나라에선 당연히

법을 어기면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누가 잘했고, 또 누가 못했냐는 건

이 나라의 법기관이 알아서 조치할 일

마치 미끼를 본 송사리 떼처럼

앞뒤 안 가리고 부화뇌동하는 세력들

참으로 안타깝고 꼴불견스럽다

 

눈만 떴다 하면 시끌시끌

TV만 켰다 하면 앵앵거리는 소리

이젠 그만, 정말 그만했으면 좋겠다

마치 저인망 어선이 깡그리 물고기를 낚듯

세상 물정을 판단할 줄 아는 성인은 물론

중고등학생들, 아니 초등학생들까지

너도 나도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선전선동에 약이 오른 세력들에 의해…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자칭 입버릇처럼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

기회는 이때다 싶어

앞장서서 길거리를 활보한다

정녕 나라를 걱정해서 일까

게거품을 물고 먹이사냥에 몰두하는 모습들

나라 걱정이란 걸 빌미로

제 앞길 챙기려는 용심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정녕 나라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이익보다는 국가이익을 위해 희생해야 하며

길거리로 뛰쳐나가 군중을 선동할 게 아니라

이 총체적인 난국 극복을 위해 뚝심을 보여야 한다

정녕 책임 있는 이 나라의 지도자라면 말이다

 

연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이런저런 말말말

세상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외면하고만 있을까

우리는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쉽게 내뱉은 한 마디는 세계인들의 가슴에

열 배 백 배 거품이 되어 각인된다는 사실을…

 

이젠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눈 앞의 풀꽃과 나무를 보기 전에

나무와 나무 사이에 숨어 있는 숲을 보자

세상의 어려운 일은 늘 쉬운데서 일어나고

큰 일은 언제나 작은데서부터 시작되는 법

오늘 우리가 실 고리 하나를 잘못 꿰면

후손들의 내일은 천만 배의 혼란에 휩싸이리니

오늘의 위기국면을 이용하여

자신의 삶을 살 찌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말자

 

우리는 분명 알아야 한다

나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얄팍한 행동들

성숙한 국민의 눈에 또렷이 각인되고 있으며

헛되이 보낸 너와 나의 오늘은

우리의 적이 갈망하는 꿈결 같은 내일이란 걸.(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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