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落葉)2 / 청송 권규학
만남이다
긴 겨울 벗어나
파릇파릇 새싹으로 올 때는 기쁨이었다
짙은 여름
그 지루한 계절을 지나
잿빛 가슴으로 떨어질 때
너의 이름은 슬픈 이별이었다
팔랑팔랑 떨어져 흩어지는
너의 울음이 사그라드는 계곡
굽이굽이 몰아쳐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두둥실 떠서 강으로 바다로
그렇게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였다
이제 텅 빈 가슴에 슬픔을 담고
긴 세월 돌아 다시 오리니
슬퍼하지 말자
서러워 하지도 말자
이 가을과는 이별을 말하더라도
너에겐 이별이란 말을 쓰지 않으리
다만, 굳이 입을 벌려 말을 하지 않아도
너도 알고 나도 알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을 위한 준비일 테니.(1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