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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은(2)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은(2) / 청송 권규학

 

 

그곳에 가면 있다

아름다운 풀꽃이 있고

싱그러운 나무도 있고

개구리도, 하늘소도, 갖가지 곤충들과

천진스러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있고

그들과 함께 아우르는 어른들의 정겨운 마음도 있다

 

그곳에 가면

마음과 마음이 노니는 길섶

머무는 손길과 손길 사이에

멋진 공예품도 만들어지고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각각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

갑(甲)도 있고 을(乙)도 있고

병(丙)도 있고 정(丁)도 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은

남보다는 자신의 쾌적함만을 생각한다

저마다 특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누가 좋고 나쁜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누구나 다 안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기에

내가 저지른 허물은 모르고

남이 하는 일만을 다 허물로 여기는…

그런 사람들을 접하며

언젠가 여행길 화장실에 붙은 문구를 떠올린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참으로 많은 걸 느끼게 하는 이 짧은 문구

욕심으로 얼룩진 인생사에서

사람들은 과연 자기가 머문 자리를 아름답게 할까

행여 반면교사(反面敎師)*는 아닐까

새삼 인생 3막 60장의 내 삶을 돌아보며

새로운 삶의 교훈을 얻는다

누구나 머문 자리도 아름다운 사람이길 기대하며.(160714)

 

* 반면교사(反面敎師)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줄 경우'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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