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2) / 청송 권규학
코스모스 일렁이는 계절
가을엔
바람의 날개를 붙잡고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늘 같은 풍경으로부터
습관처럼 보내는 일상으로부터
몸 마음 가볍게 털어내고
가슴 저미게 밀려드는
그리움의 조각들을 시작(詩作)하고 싶다
노랗게 빨갛게
잿빛 물감을 칠하는 나뭇잎
더 채우기 위해 비우는 나무들
초동한풍(初冬寒風)에 대비하려는
그들의 작은 몸부림
낙엽이 뒹구는 숲길에서
시(詩)처럼 아름다운 여행길에서
지난 계절 노동의 수고로 내려앉아
땅속 깊이 스민 가을을 만나고 싶다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래 본다고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어찌 나무의 속내를 알 수 있을까만
가을 채비를 서두르는 나무를 보며
깊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계절
이 가을의 고민을 접하고 싶다.(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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