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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사모곡(思母曲)5

 

 

사모곡(思母曲)5 / 청송 권규학

 

 

비가 내립니다

새벽 비 추적 이는 9월 초하루

창밖을 바라보며 이 글을 씁니다

내리는 이 비는 어머님의 눈물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허구헌날

들녘에서 일만 하신 어머님

이고 져 나른 숱한 장물로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렸지요

 

왜 내 머리가 빠지는가

지금 생각해 보니 유전인가 합니다

어머님을 닮은 후천성 유전인자가

내 머리로 옮겨졌는가 봅니다

원망하는 원성(怨聲)이 아닙니다

어쩌면 어머님을 닮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둘째 며느리 보길 염원하시던 임

무엇이 그리도 급하셨는지

회갑 상(床)도 받아보지 못하시고

서둘러 떠나신 하늘나라

지금은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는가요

 

몽매토록 잊지 못할 어머님이시여!

어느새

못난 이 자식이 이순(耳順)이 되었습니다

장가가서 자식낳아 잘 살지만

내 어머님은 어디 계시나이까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내리는 빗줄기 속에

부는 바람 속에 서 있겠나이다

사랑하는 내 어머님이시여!

비로 오소서, 바람으로 오소서

 

빗소리에 마음을 담아

하늘 저 멀리 높이 띄웁니다

내 어머님, 듣고 계시나이까

이번 주말엔 어머님을 찾아뵐까 합니다

하늘 천국에서 만수무강 평안하소서.(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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