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思母曲)5 / 청송 권규학
비가 내립니다
새벽 비 추적 이는 9월 초하루
창밖을 바라보며 이 글을 씁니다
내리는 이 비는 어머님의 눈물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허구헌날
들녘에서 일만 하신 어머님
이고 져 나른 숱한 장물로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렸지요
왜 내 머리가 빠지는가
지금 생각해 보니 유전인가 합니다
어머님을 닮은 후천성 유전인자가
내 머리로 옮겨졌는가 봅니다
원망하는 원성(怨聲)이 아닙니다
어쩌면 어머님을 닮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둘째 며느리 보길 염원하시던 임
무엇이 그리도 급하셨는지
회갑 상(床)도 받아보지 못하시고
서둘러 떠나신 하늘나라
지금은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는가요
몽매토록 잊지 못할 어머님이시여!
어느새
못난 이 자식이 이순(耳順)이 되었습니다
장가가서 자식낳아 잘 살지만
내 어머님은 어디 계시나이까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내리는 빗줄기 속에
부는 바람 속에 서 있겠나이다
사랑하는 내 어머님이시여!
비로 오소서, 바람으로 오소서
빗소리에 마음을 담아
하늘 저 멀리 높이 띄웁니다
내 어머님, 듣고 계시나이까
이번 주말엔 어머님을 찾아뵐까 합니다
하늘 천국에서 만수무강 평안하소서.(150901)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엔 외로워지고 싶은 (0) | 2015.09.07 |
---|---|
숲길을 걸을 때마다 (0) | 2015.09.03 |
9월 (0) | 2015.08.31 |
초가을 소고(小考) (0) | 2015.08.28 |
출근길의 단상(斷想) (0) | 2015.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