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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삶은 계란입니다

 

 

삶은 계란입니다 / 청송 권규학

 

 

하나는 외로워 둘이라고 했는가

세상은 온통 외로움 투성이다

둘인 듯 셋인 듯

늘 그렇게 아우르며 살아가지만

사람이 산다는 건 원래가 혼자다

외로움을 벗어나려고

나를 만나고 너를 만나고

너와 나, 우리로 살아가는 그런…

 

늘 함께일 줄 알았다

함께 잠을 자고

자고 일어나서 눈 가의 눈곱을 떼어주는

늘 그렇게 살아갈 줄 알았다

그래서 기뻤고

그래서 즐거웠고

또 그래서 행복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늘 혼자인 채 그렇게 살았다

 

아웅다웅 지지고 볶는 삶의 여정

조금씩 혼자라는 걸 알아가고

혼자일 수밖에 없음을 눈치챘을 때

그제야 결국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디든 있었다, 나의 친구는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듯이

늘 내 옆에 있었다

나를 도와줄 참다운 친구는…

 

따지고 보면

삶이란 건 한 편의 연극이었다

가느다란 외줄 위에 올라서서

스스로 현실에 만족하고 기뻐하며

위태롭게 춤을 추는 광대의 형상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팔다리를 흔드는 그런.(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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