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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무법천지(無法天地)

 

 

무법천지(無法天地) / 청송 권규학

 

 

선공후사(先公後私) 공평무사(公平無私)

법치국가(法治國家)라고 했거늘

법(法) 따로, 치(治) 따로

돌아가는 양이 콩가루 집안이다

 

세상을 구원하려는 종교집단이

나라 경제를 쥐락펴락하더니

'세월호'의 태풍에 전모가 드러나

죄를 물어 단죄하려니

홍길동처럼 오리무중(五里霧中)이요

나라 다스리는 인재를 뽑으려니

터져 나오는 말마다 구린내가 풍긴다

이 땅에 이리도 인재가 없다더냐

 

복지국가를 건설한답시고

직렬별 직급별 통합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왼팔 오른팔 제멋대로 흔들어 대고

왼발 오른발 헛발질에 애간장만 탄다

 

이런 나라 이런 세상에 왜 사느냐고

누군가 내게 질문이라도 해 오면

그저, 초야(草野)에 묻혀

세상일 잊은 채 산다 하려니

왠지 내 처지가 구차스럽고

욕심 없이 글을 쓰며 살고 싶다 하려니

아직 글의 본질조차 꿰뚫지 못한

초보 중의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으니

이 어찌 부끄럽지 않으랴

 

민생법안이 사막을 헤맬 동안

민초(民草)의 삶은 길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잘 사는 내일을 기다리려니

앞은 첨방 뒤는 뚝

희망이란

하늘의 뜬구름처럼 요원한 현실이로세

 

똑같은 일, 똑같은 성과를 올려도

평가 따로, 보상 따로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

그 말이 무색하다 못해 창피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요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1, 2항은

그저

건물에 붙여놓은 허울 좋은 간판이었나

법보다 앞서는 기득권층의 행패

언제쯤이면 사라지려나

 

답답한 마음에 창밖을 보니

구름이 하늘에서 그림을 그리며 논다

뭉게뭉게 양 떼를 그리고

스멀스멀 산수화도 그리고

몽골몽골 군대의 열병을 만들어 낸다

 

따사로운 양지 녘에

내 미래의 보금자리 하나 만들어 달라고…

내친김에 두 손 모아 소원을 빌었지만

못 들은 척, 펼친 구름마저 거두고 만다

 

내가 원하는 소원 하나를 들어주면

또 하나에, 다시 하나 더

자꾸만 욕심을 부릴 걸 미리 알았는지

첫 기도, 첫 부탁부터 거절을 한다

 

내 욕심이 과했는가 보다

어쩌면, 강자 존(强者 存)이 통하는 나라

내가 사는 땅, 내 조국 대한민국

이런 나라, 이런 현실이 못내 아쉬운.(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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