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자작글

팔월 한가위(6)

 

 

팔월 한가위(6) / 청송 권규학

 

 

깊어가는 가을 밤, 둥근 달덩이

산 너머 빼꼼히 얼굴 내밀면

정화수 받들고 뒤뜰에 가시는 어머니

누이동생 졸졸- 뒤를 따른다

 

눈물을 깜박이는 촛불

할랑할랑

바람에 춤을 출 때

휘영청 달빛, 시린 빛을 내뿜는다

 

동네 개구쟁이들

불 깡통을 돌리며

추수 끝난 논바닥을 뛰어놀고

이곳저곳 처녀 총각들

속삭이는 밀어, 곱기도 해라

 

해소 기침 가래 끓는 아버지

묵은 전답(田畓) 걱정일랑

시린 달빛의 품에 감추는.(120929)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 쓰는 편지(2)  (0) 2012.09.30
팔월 한가위(7)  (0) 2012.09.29
오늘, 오늘에 산다  (0) 2012.09.28
아름답다는 것은  (0) 2012.09.26
채움과 비움의 차이  (0) 201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