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한가위(6) / 청송 권규학
깊어가는 가을 밤, 둥근 달덩이
산 너머 빼꼼히 얼굴 내밀면
정화수 받들고 뒤뜰에 가시는 어머니
누이동생 졸졸- 뒤를 따른다
눈물을 깜박이는 촛불
할랑할랑
바람에 춤을 출 때
휘영청 달빛, 시린 빛을 내뿜는다
동네 개구쟁이들
불 깡통을 돌리며
추수 끝난 논바닥을 뛰어놀고
이곳저곳 처녀 총각들
속삭이는 밀어, 곱기도 해라
해소 기침 가래 끓는 아버지
묵은 전답(田畓) 걱정일랑
시린 달빛의 품에 감추는.(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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