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4) / 청송 권규학
봄 여름 가을
그 좋은 계절 다 보내고
이 겨울, 혹한지절(酷寒之節)에
하늘 높이 떼 지어 날아온 너
한 마리가 앞서서 날면
뒤따르는 또 다른 무리
한 점 두 점으로 날다가도
금세 커다란 괴조(怪鳥)로 변하는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너의 비상(飛翔)에
사람들은 말한다
비무(飛舞)가 아름답다고
군무(群舞)가 경이롭다고
누가 있어 너의 그 아픔을 알아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 있어 너의 진실을 이해할까
어찌할까나
생사(生死)를 건 너의 슬픈 투쟁을.(1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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