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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인연(因緣)의 골

 

 

인연(因緣)의 골 / 청송 권규학

 

 

만남과 이별의 사람과 사람 사이

너무도 깊습니다, 인연의 골(谷)이란

질기면서도 강하고 강하면서도 여린

 

낮은 골짜기를 거닐 때나

깊고 깊은 질곡의 계곡을 건널 때나

서로 간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으면

골짜기의 깊고 낮음엔 상관없이

천 길 만 길 낭떠러지에 빠진 듯 무겁습니다

 

모 방송사의 기획 프로그램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사랑의 이름으로 만났을 테지만

미움과 증오로 돌아서는 발걸음

만남과 이별과 재회의 과정들이

삶의 희로애락으로 꿈틀대는 현장

남의 일 같지 않은 슬픔으로 다가섭니다

 

사랑이란 게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이별이란 건  또 무엇을 말함일까요

 

처음엔 지고지순한 사랑이었을지라도

갈수록 미움과 증오가 쌓일 거라면

복잡한 재회보다는 깔끔한 이별이 낫겠지만

슬픈 이별보다는 재회의 기쁨이 더 좋을 듯한…

 

인생이란 그저 그렇고 그런 것

언제쯤이면 마음 문(門)이 열릴까요 

사랑하며 살기에도 짧은 게 인생인 것을.(2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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