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자작글

사랑과 미움은 한집에 산다(2)

 

 

사랑과 미움은 한집에 산다(2) / 청송 권규학

 

 

사랑은 순종(順從)이라지요

아무리 왈가닥, 말괄량이라 해도

사랑 앞에서는 순해지는

 

존재가 아닌 부재라지요

눈에 보이면 저절로 행복해지고

보지 못하면 괜스레 걱정되는

 

무슨 일이 생길까 겁이 나고

함께할 수 있다면

모든 걸 아낌없이 버릴 수 있는

 

인간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숱한 어려움과 눈물을 품은

잔인하고도 가련한 그런

 

한 번 죽은 고목엔 꽃이 피지 않는다지만

실개천이 많아도 모두 바다로 흐르듯이

누구나 마음속에 고이 품은 꽃

 

사랑도 없지만, 사랑할 수도 없는

그런 곳에서도 늘 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는

사랑과 미움이란 고얀 놈.(2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