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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사랑과 미움은 한집에 산다(1)

 

 

사랑과 미움은 한집에 산다(1) / 청송 권규학

 

 

그대, 사랑하시나요

정녕 사랑한다면 자신을 죽이세요

사랑을 빌미로 사랑을 아프게 하는 건

미움보다 더 지독한 배신행위입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미움을 택하고선

사랑이었다고 억지 미소를 짓지 마세요

미움은 또 다른 미움을 낳고

두 번 다시 돌아올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사랑은 따로 또 따로가 아닙니다

가까이 있어도 먼 마음이기보다는

멀리 있어도 가까이하는 마음

따로 또 함께하는 열린 마음입니다

 

그대가 꽃이라면 나는 나비입니다

아무리 떼려고 해도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사랑하기에 미워하는 것이라면

미워하기에 사랑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좋아한다고 해도

너무 미워한다고 해도 괴롭습니다

그렇다고 사랑도. 미움도 없이

돌처럼 무덤덤히 살 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리움이 생기고

미워하는 마음에서 원망이 생기나니

밉다고 해서 괴롭히려고 하지 말고

사랑한다고 해서 집착하지 말 일입니다

 

오늘의 사랑이 내일의 미움이 되고

그 미움이 다시 사랑으로 돌아눕는 삶

어쩌면 그럴지도 모릅니다

사랑과 미움은 한집에 사는 건지도.(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