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바람이려니 / 청송 권규학
봉급(俸給)이 끊어졌습니다
연금(年金)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살아온 삶을 돌아보노라면
저절로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긴 세월 열심히 일했으니
쉬고만 싶은 고희(古稀)의 문턱
줄줄이 엮인 인연의 굴레
가장(家長)의 이름이 멍에로 옵니다
세상에 일자리 찾기란 별따기라지만
굳이 찾으려면 할 일이야 없을까만
배운 도둑질이 아니고선 버거운 일
나이 든 몸에 합당한 일이란 쉽질 않습니다
활짝 핀 꽃 시절이 언제였을까
단풍 져 낙엽 먼지 된 서러운 삶
구인구직 고시공고 모두 다 뒤져봐도
바늘구멍 통과하는 낙타의 신세로구나
막무가내 흘러 보낸 태평 연월
돌이킬 수 없는 청춘의 꿈이여
바람이란 이름의 덧없는 인생
거친 삶에 시간의 옷을 입힙니다.(2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