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秘密)5 / 청송 권규학
사람은 누구나
내려놓지 못할 짐 하나
등짐으로 짊어지고 살고
말 못 할 비밀 하나
가슴에 묻고 산다
누구나 쉽게 이야기하고
둘만의 비밀로 하자 하고선
돌아서면
비밀 아닌 비밀들이
봄날 텃밭의 잡초처럼 무성하다
오늘도 사람들은 뒷담화의 숲에서
무수한 비밀을 가꾸지만
어렵게 생겨난 비밀이든
쉽게 만들어낸 비밀이든
남모를 사연을 간직한다는 건
때론 힘든 짐일 수도 있다는.(21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