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純情) / 청송 권규학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보고 또다시 봐도
다 볼 수 없는 너의 모습
눈을 뜰 땐
헝클어진 머리 눈곱 낀 얼굴
낮엔
짙은 화장에 위장과 변장까지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가 없고
저물녘이 되어서야
도둑괭이처럼 슬며시 들어왔다가
뱀이 허물을 벗듯 스르르-
다시 눈을 떠 아침을 맞는…
평생을 살아도 알 수가 없어
해거름, 땅거미 기어드는 추녀 끝
외 걸음 디디며 마중을 합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지라도
지고지순한 이 마음의 진실이
차디찬 그대 마음에 닿아
메마른 땅의 풀잎이슬에
한 모금의 감로수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라 할…
언제쯤일까 어디쯤일까
너의 마음 백에 하나라도
너의 모습 열에 하나라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그날이.(201128)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장을 정리하며-비움의 미학- (0) | 2020.11.29 |
---|---|
나무나 사람이나 (0) | 2020.11.28 |
혼자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0) | 2020.11.27 |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0) | 2020.11.25 |
사랑과 진실 (0) | 2020.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