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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2)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2) / 청송 권규학

 

 

슬픈 일이 있을 때

웃을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슬픔에 겨워

웃음이란 떠오르지 조차 않을 것이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슬픔을 생각하는 이는 또 몇이나 될까

기쁨에 취해

슬픔이란 걸 떠올릴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속 없는 인간이라고 빈축만 살뿐…,

 

조금만 슬퍼도 금방 눈물 흘리고

조금만 기뻐도 금세 기뻐 날뛰는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빠른 요즘 사람들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관심 밖이요

세상이야 어찌 되었든

그저 자신과 상관이 없으면 그만이다

 

사람들이 바라는 건 그리 큰 게 아니다

추운 겨울이면

파릇파릇 새싹 돋는 봄을 기다리고

더운 여름이면

선선한 하늬바람을 그리워할 뿐

겨울에 여름을 바란다거나

여름에 겨울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 사는

해맑은 미소와 위로의 말 한마디

진실이 담긴 따뜻한 마음이면 된다

그런 소소한 것조차 함께할 수 없는

요즘 세상의 현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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