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천의 가을(1) / 청송 권규학
청도천변 둑길을 자전거로 달린다
따가운 햇살은 여전했지만
어느새
둔치 곳곳에 먼저 온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
천변길 좌우로 시립한 나무들
백합나무와 산사나무, 그리고 갈대들
하나둘 떨구는 이파리가 일엽편주로 흐른다
물길을 가로막은 보(洑)의 갈대 사이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의 모습들
그들에게서도 가을 냄새가 물씬하다
슬그머니 불어오는 바람에 가을이 실려있다
기대어 오는 가을의 풍경이 조금은 생경스럽다
무심코 그 어깨 위에 겉옷을 걸쳐준다
고맙다는 듯 불어주는 바람의 휘파람이 느껍다.(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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