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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이사(移徙)

 

 

이사(移徙) / 청송 권규학

 

 

불혹(不惑)에 똬리를 틀어

달다면 달고 쓰다면 쓴 세월

인생 1막 2장의 굴곡진 땅

이제 인생 2막을 열어가고자

20년 삶이 녹아든 부산을 떠납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쌓인 정(情)도, 추억도 많았습니다

은퇴란 건 영원히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저 남의 일이려니 그리 알았습니다

세월의 수레바퀴는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이순(耳順)을 훌쩍 넘긴 나이

새로운 일터를 찾기란 꿈일 뿐입니다

그저 지금 이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조용한 숲 속, 전원(田園)에 묻히렵니다

살아온 삶보다 살아갈 삶의 여유를 위해.(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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