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상처를 입으면 / 청송 권규학
근로자들 모두가 쉬는
노동절의 스물두 시간
특별히 하릴없는 신세
백수(白手)의 하루는 섧다
무료함을 달래려고
저물녘, 발걸음 한 선술집
탁주 한 잔 걸치고 문을 나서려는데
잘나신 취객 한 분(?)이 시비를 건다
홍알홍알 꽁알꽁알
미주알고주알 궁시렁꿍시렁
알아듣지도 못한 말 끝에
'당신 몇 살이니?'한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이거야 원
돼먹지 못한 녀석의
못 돼먹은 말씀 꼬락서니라니
이런…, 우라질!
몸이 상처를 입으면
약으로 달랜다지만
나이 먹어 상처 입은 마음은
무엇으로 달래야 할까나.(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