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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 여심(女心)

 

 

가을 여심(女心) / 청송 권규학

 

 

홀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너

누군가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나

왠지 모르게

세상 밖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

 

먼 빛

흐릿한 기억의 끝을 물고

가냘픈 신음을 토해내는 이파리들

어느새

갈빛 낙엽을 밟으며

후미진 골목 포장마차에 앉아있는 나를 본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듯이

차라리

세상 안에서의 안일을 꿈꾸기보다는

세상 밖에서의 위기를 안고 싶은…

 

풀꽃이 말한다

나무가 말한다

땅과 하늘과 바다가

산과 들과 강이 말한다

곳간에 갇힌 오곡백과를 풀고

강과 바다를 상 위에 올려

이 한 계절, 풍요로운 삶을 이루라고.(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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