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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서 평

김경선의 '일본이 일어선다'

    김경선의
    
    '일본이 일어선다'를 읽고
    
    
    최근들어 '일본을 이기자'는 말과 함께 '일본을 배우자'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물론 2002년 한 일 월드컵 공동개최가 한 몫 했으리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구조로 볼 때 과히 파격적인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Look East'라는 표어와 함께 일본을 배우자는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을 정도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무조건 일본을 배우려고만 한다면 언제 일본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
    더구나 일본 민족의 개성과 원형은 우리와는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일본적인 발상 또한 
    우리의 정서에는 적합하지도 않기 때문에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의 정서에 맞는 
    스스로의 철학을 정립하여 독자적인 방법으로 '일본을 이길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을 이해하고 그들 사회를 속속들이 잘 아는 길만이 일본을 이기는 첩경(捷徑)인 바, 
    그 방법에는 일본 땅에 살면서 그들의 문화를 직접적으로 배운다거나 
    일본 관련 서적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 성향이 너무도 깊이 차지하고 있어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지극히 미미할 뿐만 아니라 일본문화가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침투하여 
    생활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본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좋은 감정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역시 '일본을 새롭게 알아야 할 때'라고 곧잘 말은 하면서도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지 못하고 있고, 
    또 나름대로 책 읽기를 좋아한다면서도 유독 일본 관련 서적이나 일본 작가의 작품이라면 꺼려왔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일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다양한 종류의 일본서적을 접하게 되었다.
    '오다노부나가(織田信長)', '도꾸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와 같은 영웅들의 일대기를 조명한 
    '대걸(大傑)'이나 '대망(大望)' 등의 대하소설과 '축소지향적 일본인', '일본은 없다', '일본은 있다', 
    '한·일 원형의 차이' 등의 긍·부정적 성향의 비평서적은 물론, 한 남자의 성적(性的) 체험담을 
    너무도 섬세하게, 아니, 사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자칫 도색서적으로까지 몰고 갈 뻔 했던
    「도미시마 다께오」의 '여인추억', 그리고 일본국토를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묘사하여 
    일본의 홍보용 책자인 양 착각이 될 정도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에 이르기까지..., 
    최근에 이르러 책꽂이 한 켠에 나란히 꽃혀있는 
    일본 관련 서적들을 보고 나의 의식도 많이 변했음을 스스로 느끼기도 한다. 
    '일본이 일어선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형식이 아니라 작은 소재들을 중심으로 설명과 견해를 덧붙이는 요점 식으로 쓰여졌다.
    중심 주제는 '일본은 이미 군사기술 대국화'를 이루었으며, 다시 한번 과거처럼 세계공략에 나설 수 있는 
    경제력과 군사적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경계해야할 대상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1부는 '거인국을 꿈꾸는 나라 일본'이다.
    여기에서는 일본의 군사기술력이 이미 미국을 능가하여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주도적 위치에 
    올라서 있음을 여러 가지 사건과 사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미국이 최후의 보류로 생각했던 군사무기들도 일본의 기술력이 없이는 
    폐품에 불과할 정도로 일본 군사기술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로 비 군사용을 포함하여 일본제 반도체 칩이 미국시장의 90%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현대전의 양상으로 볼 때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제2부 '일본이 없으면 안 되는 이유'에서는 과거 일본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현재 일본이 경제대국에서 정치대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진행중인 물밑작업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3부 '일본은 일어나고'에서는 현재 일본이 경제대국으로써 미래에 어떻게 대비할 것이며, 
    그에 따른 국민과 국가의 이중적인 속성을 살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역시 일본이라는 나라는 현재는 우방으로 지내지만 
    언젠가는 적으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
    일본이란 나라는 지역적으로 보면 정말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지난 일제 36년의 쓰라린 고통과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우리의 과거사에 너무도 큰 악연(惡緣)의 고리를 남긴, 안타까운 이름이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일 두 나라 간에는 엄청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와쓰지」의 '풍토결정론'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서 험준한 산맥이 많고, 강수량 또한 한국보다 약 1.5배 정도가 많다. 
    물이 많고 온난하여 수증기가 많이 발생해서 옷매무시도 남자들은 훈도시 하나만 걸치고 다니고, 
    여자들은 거의 속옷을 입지않는 문화가 있다."
    이러한 일본의 문화를 보고 전통적 유교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일본문화를 '저질(低質)'로 보게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고기 먹는 식성'을 
    외국인들이 야만인으로 보는 시각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21세기에 이르러 일본의 대중문화가 우리 사회의 제 분야에 침투하여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는데도 
    우리는 아직까지도 일본문화를 이해하려고 하질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일본을 두고 '가깝고도 먼 나라'로 표현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더 이상 지난 과거 역사에 얽메여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배치(背馳)되는 
    소모성 노력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일본을 비방하고 미워하는데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일본이 일어선다'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해 보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일본을 옹호한다거나 완전히 긍정적 시각으로 돌아서자는 것은 더욱 아니다.
    비단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화, 국제화 추세에 맞추어 이웃 국가들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자국(自國)뿐 아니라 타국(他國)에 대해서도 상호 이해와 신뢰, 
    그리고 공생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길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21세기의 한 일 관계는 지금까지 지속되어왔던 대립과 비방보다는 양국 간 문화적 차이를 
    상호 인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다같이 발전해 갈 수 있는 선린(善隣)의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일본이 일어선다'는 한 일 관계를 이해하는데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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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들이여~~!
    이 책을 통해 일본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가지는 계기가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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