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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서 평

나상만의 '혼자뜨는 달'

 

나상만의 '혼자 뜨는 달'을 읽고

 

요즈음의 신세대들, 특히 대학 캠퍼스에는 누구나 주변에서 쉽게 이성을 대할 수가 있다.

신입생, 아니, 새내기라 불리우는 1학년 학생들을 보면 갇혀있던 입시생활을 벗어 던지고

자유로운 대학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기라도 하듯, 그동안 가져왔던 이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많은 이성(異性)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이성에 대해 갇혀있던 세상-물론 요즘의 고등학생들은 이성교제가 활발하긴 하지만-에서

처음으로 자유로운 대학에 들어오게 되면 이성에 대한 올바른 판단보다는 잠깐의 호기심으로 인해

쉽사리 이성교제를 갖는 것이 사실이다.

입학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쌍쌍을 이루어 캠퍼스를 활보하는 새내기 대학생들을 볼 때면

걱정부터 앞선다.

저 어린 학생들이 과연 제대로 판단하고 서로를 알기나 하고 만나는 것인지…,

그러나 그런 부류인 내 주변의 건전한 동아리 모임을 하는 학생들 중에는

정말 제대로 만나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는 커플들도 있다.

나이 스무살이 넘어가면 동료들 중에서 이성친구를 한번도 사귀어 보지 못한 사람은

숙맥 취급을 받게되고, 그런 위기의식(?)에서 벗어나고자 앞다투어 이성교제에 뛰어들다 보니

이성교제(異性交際)의 경험이 별로 없던 신세대 젊은이들은 잠깐의 충동으로

서로가 서로를 구속하려 하고, 겉으론 서로 깊이 사랑하며 신뢰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상대방 몰래 또 다른 이성을 만나는 등, 사실 어린 나이에 기성세대와 같은

이성적(理性的)인 판단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과연 그런 식으로 생긴 커플들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사랑 = 결혼"이라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과감히 거부하고 자유연애를 추구하면서도

이리재고 저리재며 순간의 충동으로 일어난 사랑이니 만큼 그 믿음은 순간에 의해 금방 무너져

그리 수명이 길지 못한 일과성 사랑으로 끝나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 또한 한 여성을 쉽게 만나 한 계절이 끝나기 전에 쉽게 헤어졌던 경험이 있다.

아마 결혼을 하기 직전인 어느 여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두 번 다시 함부로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또한 쉽게 이별을 말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게 한

젊은 시절 한 때의 기억,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그리 좋은 기억으로는 남아있지 않다.

 

 

"혼자뜨는 달"

요즈음 세상에 흔하디 흔한 삼류 연애소설로 치부해도 어쩔 수 없을 -내 나이 정도의 중년인에게는

더더욱 그런- 이 책을 보게된 것은 우연치고도 정말 우연이었다.

야간근무 도중 당직실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밀려오는 잠을 쫓으려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중

우연히 사무실 구석에 수거해 놓은 책더미를 뒤지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졸음퇴치 차원에서 읽기 시작한 것이 밤을 꼬박 새워가며 전5권 모두를 독파하게 되었다.

그리 대수롭지 않게 읽기 시작하여 처음에는 약간의 자극적인 내용들로 인해 졸음을 쫓는

심심풀이 역할로 충분하였으나 읽을수록 책의 내용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결국엔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 줄거리 속으로 빨려들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온 주인공은 사촌누나와 함께 자취를 하면서, 그녀의 친구들을 알게 된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오공주"라고 불리는 대단히 도도한 여대생들이었다.

이성교제에 전혀 관심없던 그녀들 중의 한 여인인 "현주"와 "선랑"이라는 일인칭 주인공은

서로가 어떤 큰 힘에 의해 끌리기 시작하지만 나이 차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둘은 서로의 사랑으로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를 약속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통속적인 애정소설에서와 같이 이런 식으로 행복한 결말이 나는가 싶었지만

결국 이 소설도 소설로써의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한다.

여름방학, 드디어 "오공주"는 바캉스를 떠나고, "선랑"의 연인인 "현주"는 선을 보는 조건으로

부모님께 승낙을 받는다.

마냥 즐겁기만 할 것 같았던 바닷가의 추억여행은 결국 주인공의 앞길에 불행의 씨앗을 잉태케 하고 만다.

"오공주" 중 한 명이 의료 봉사활동을 나온 의대생들과 "오공주"들과의 미팅을 주선하게 되고

그 의대생들 중에 "현주"와 선을 본 남자가 등장함으로써 첫 번째 복선(伏線)이 짙게 깔린다.

또한 소설이나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는 뒷골목 불량청년들이 이곳 시골 바닷가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오공주"들을 사이에 두고 불량 청년들과 의대생들 간에 시비가 붙기 시작하면서

곱게만 자란 의대생들이 바닷가의 거친 청년들에게 엄청나게 얻어맞는 도중,

엄청난 실력을 가진 무도인으로서 이 소설 속에 존재하는 영웅적 주인공인 "선랑"이

시비(是非)를 종결지음으로써 줄거리를 앞서나가 소설의 결말을 예견케 하는

두 번 째의 복선(伏線)을 느끼게 한다. 그

러나 착하디 착한 "선랑"이 그 바닷가의 어린 청년들을 다독거려 현장을 빠져나감으로써

사건의 전개는 사전에 예측된 방향으로 급격히 전환되기 시작한다.

술을 마신 의대생들과 "오공주"들…, 결국 "현주"와 선을 봤던 남자가 술김에 "현주"를 폭행하게 되고,

이 장면을 목격한 "선랑"이 오해를 함으로써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이 시작된다.

"현주"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선랑"에게 해명하고

자신의 진실을 밝히려 했으나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선랑"은 그녀를 만나주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선랑"의 행동에서 흔히 삼류소설에 등장하는 통속적인 "이별과 오해"의 진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신(神)이 정한 엇갈린 운명에 의해 서로간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뒤늦게나마 "현주"의 마음을 알게된 "선랑"이 "현주"를 다시 받아들이려 하지만,

이미 더럽혀진 몸이라며 "현주"가 "선랑"과의 만남을 기피함으로써 급기야 "선랑"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폭행한 남자의 여동생을 유괴하여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복수를 하겠다며

오히려 "현주"를 위협하기에 이른다.

"선랑"의 타락을 볼 수 없었던 "현주"가 결국 "선랑"을 받아들이게 되지만

운명의 신은 그들을 그냥 그대로 놓아두지를 않는다.

엄청난 혼란을 겪은 끝에서야 서로간 사랑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순간,

이미 "현주"의 몸에는 원하지 않는 생명이 잉태되었고, 아이에게 강한 모성애를 느낀 "현주"가

출산을 고집, 출산을 위해 언니가 있는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는데 합의하면서

운명의 신(神)은 결국 두 사람의 인연을 여기에서 마무리짓고 만다.

심한 산통(産痛)에 시달린 "현주"는 결국 한줌의 재가 되어 "선랑"에게 돌아 온 것이다.

너무나 가벼운 충동에 의해 깨져버린 소중한 사랑 이야기…!

필자는 러시아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현주"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겠다던 작가의 오랜 바램이 이루어졌다는데 대해

독자(讀者)로서 우선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지금껏 내가 가지고 있었던 젊은이들의 이성교제에 대한

기존의 사고관념을 과감히 탈피하고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

아니 젊은이들의 순간적인 사랑이 그다지 엉망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 역시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정말 영혼의 마음으로 소중한 사랑을 지켜가고 있음을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언제였던가…? 어떤 신문지상에 오른 성(性)과 관련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중 기혼남성의 75%가 혼외정사의 경험이 있다는 대목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아내가 아닌 다른 이성(異性)과의 성적(性的)경험, 아무래도 색다른 느낌이 있는 걸까…?

사실 "이런 기분 처음이예요"하던 개그우먼의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기도 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는 젊은이들의 특권쯤으로 여겨지고 있는 요즘

난 사랑과 함께 세상사는 이유를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철부지 시절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이제는 책임있는 사랑을 해야 하는 나이이고,

또 "받는 사랑"보다는 "주는 사랑"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책이 삼류소설의 애정행각쯤으로 여겨지는 통속적인 내용을 되풀이하긴 했지만

나에게 있어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한 만큼

단순히 시간 낭비만은 아니었기에 식견있는 사람들이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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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지 한참이나 지나버린 소설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었다.

한참 전에 '혼자뜨는 달' 2부가 나왔다고 하는데…, 서점에 들려서도 선뜻 찾아지질 않는걸 보면

아주 좋은 느낌을 갖진 못했었나 보다. 어제도 서점에 들렸다.

선뜻 눈에 들어오는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 책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혹시나 이 홈페이지를 확인하신 님이라면 함께 읽어보면 좋으련만…!

오늘도 모든 님들에게 행복이 함께하기를…!^^*~